[직장人] 전국섭 이사 “고진감래, MTB의 맛”

2013.03.15 12:12

직장人 조회 수:2375 추천:1

netapp worker main“하늘은 노랗게 보이고, 토할 정도로 심장이 쿵쾅거리고…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같이 가자고 권유한 친구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지면서 욕도 나왔지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이미 오른 산, 완주하는 수밖에 답이 없더군요.”

전국섭 넷앱 이사는 친구들과 함께 산악자전거(MTB)로 처음 산을 올랐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고, 다리는 힘이 풀려 주저앉기를 여러번. 온 몸이 땀에 푹 젖었다. 분명 시작은 산악자전거 산행이었는데, 과정은 지옥문 탐방기 빰쳤다. 힘들다는 표현으론 부족했다. 팔부터 시작해 엉덩이, 허벅지 등 온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른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재수할 때 만난 친구들과 우연히 가진 술자리에서 ‘자전거’가 화제에 올랐어요. 제가 운동으로 자건거를 시작했다고 말했거든요. 그러자 친구들이 자기들도 자전거 입문한지 꽤 됐다며, 같이 산을 가자고 하는거예요. 마침 모양이 이뻐 산 자전거가 산악자전거였기에 따라갔지요.”

4~5년전이었을까. 전국섭 이사는 골프 외 평생 삼아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라톤, 검도, 자전거 등이 후보군에 올랐다. 이 중 전 이사가 선택한 건 자전거였다. 마라톤은 좋은 운동이지만 햇볕에 그을리는 게 걱정됐고, 검도는 시간과 장소 등 제약조건이 많았다. 전국섭 이사 눈에 제일 무난해 보였던 게 자전거였다. 자전거라는 장비만 사면, 장소 불문하고 어디서든 속도감도 즐기면서 탈 수 있지 않은가.

친구들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전국섭 이사는 한강 고수부지와 잠실 고수부지 등을 왕복하며 자전거를 탔다. 첫 주행에 걸린 시간은 4~5시간. 손은 저리고 엉덩이도 아프고, 도중엔 거의 탈진 직전까지 했다. 이러기를 여러 차례. 오래지 않아 자전거에 몸이 익었다. 자전거 타기가 수월해지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그래서 친구들 앞에서 자랑도 할 겸 화제로 자전거 탄다고 얘기를 꺼낸 게 실수였다.

“제 친구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자전거를 탔다고 하더군요. 제게 몇번 권유도 했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들은척만척이었대요. 이제라도 주말에 자전거 같이 타러 가자고 하더군요. 옳다구나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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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섭 이사 설명에 따르면, 산악자전거 산행의 장점이자 단점은 일단 올라가면 코스를 완주하기 전까지는 내려오지 못한다는 데 있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해 산 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올라 다시 차량까지 돌아오는 산행의 특성 때문이랄까. 올라온 길은 다시 내려가는 것과 산행을 완주해 산을 내려가는 길에 별반 차이가 없다.

“산을 오를 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면서 올라가잖아요. 그러니 포기하고 내려갈 때도 또 다시 오르막과 내리막을 경험해야 하죠. 그러느니 그냥 완주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중도 포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운동이라고 할까요.”

지옥같았던 첫 주행에서 그는 자전거를 끌기도 하고 메기도 하며 가까스로 산행을 끝냈다.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울고 싶었던 순간이 반복됐지만, 오기로 산을 내려왔다. 덕분에 온몸엔 근육통이란 훈장을 달았다.

netapp worker main2“완주 후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사흘 동안은 친구들이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왜 그런 운동에 절 끌고 갔는지 화가 났지요. 어찌나 욕을 하면서 화를 냈는지, 제 친구들은 제가 다시는 자전거를 안 탈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근육 피로가 사그러들면서 이상하게 다시 한 번 자전거로 산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지요, 하하.”

근육이 풀어질 때쯤 운동을 통해서 땀을 흠뻔 낸 게 굉장히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눈물 콧물 쏙 빼면서 산악자전거 산행을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몸 안에 노폐물이 다 제거된 기분이였다. 다시 산을 찾고 싶어졌다.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을 다시 느끼고 싶었어요. 일주일 동안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에 찌들었는데, 해방되는 그 자유도 다시 느끼고 싶었고요. 이 때부터 시간 되는 한, 주말마다 자전거로 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눈길이 고왔을 리 없다. 한번 산악자전거 산행을 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8시간. 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왕복 2시간, 자전거 주행에 4시간인데다 산행 후 식사 시간까지 합치면, 아무리 아침 일찍 출발해도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온다.

“골프를 포함해 주말에 하루, 딱 하루는 마음껏 운동할 수 있게 아내가 배려해줬습니다. 평일에 받은 스트레스를 주말에 푸는 건 이해하지만, 주말 중 하루는 자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고맙지요, 아내가.”

날이 추운 요즘 전국섭 이사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체력 관리 중이다. 남들은 눈덮인 산길을 주행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더위는 몰라도 추위는 도저히 못 참는 탓이다. 지금 전국섭 이사는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3월에서 11월까지가 라이팅에 제격입니다. 안전장비 반드시 탑재하고 이번에도 달려볼까 합니다. 헬맷, 고글, 쫄바지 차림이 보기엔 창피할지 몰라도 안전한 주행을 위해선 필요한 거니까요. 산악자전거를 타고 싶은 분은 이 점 꼭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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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146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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